가장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 밸런스를 가졌다는 찬사를 받는 악기가 바로 파이프 오르간입니다. 악기의 제왕, 악기의 건축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오르간의 구조와 소리가 발생하는 원리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악기의 제왕
연주자들 간의 합주가 정말 잘 맞았을 때 파이프오르간과 비슷한 소리가난다고 합니다. 왜 파이프 오르간이 잘 맞는 합주의 기준이 되었을까요? 오르간의 구조와 소리가 발생하는 원리를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앙상블이라고 하는 합주의 핵심은 여러 명의 연주자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오르간은 하나의 바람상자에서 똑같은 밀도와 속도의 바람을 각 파이프에 전달해 소리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처럼 여러 연주자의 호흠으로 만들어지는 사운드 밸런스 보다 훨씬 안정적입니다. 결국 설득력 있는 음악은 얼마만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가히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릴 만합니다.
2. 구조 및 소리 발생하는 원리
파이프 오르간을 수식하는 문장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악기의 건축물'이라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파이프오르간은 맞춤제작 악기이기 때문에 똑같은 디자인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든 것이 맞춤형이며, 설치되는 파이프도 일일이 주문제작 됩니다. 이렇듯 하나의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는 파이프 오르간의 구조와 소리 나는 원리는 마치 사람의 신체처럼 굉장히 복잡하고 정교합니다. 물론 파이프에서 소리가 나는 원리 자체는 매우 단순합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나무 파이프와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금속 파이프에 바람을 통과시키고, 각 파이프의 입술이라는 장치가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바람이 각 파이프에 전달되기 가지 과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우리 인체 시스템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심장과 같은 역할인 바람상자라는 큰 주머니에서 바람을 발생시키고 그 바람이 혈관 역할을 하는 바람터널을 타서 신경역할을 하는 액션이란 장치를 통해 각 파이프에 전달됩니다. 그리고 바람이 전달된 파이프에서 각각의 소리를 발생시켜 우리가 듣는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흘러나오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사람의 노 역할을 하는 콘솔에서 컨트롤하게 됩니다. 콘솔은 연주자가 연주를 하는 연주대를 말합니다. 복잡한 과정을 컨트롤해야 하는 곳인 만큼 비행기 조종석처럼 다수의 건반과 버튼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연주홀에서 보는 파이프 오르간의 콘솔은 3~4개 층으로 이뤄진 건반과 발건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발 건반은 베이스음역을 연주하는 가장 큰 파이프들을 조정하는 데 쓰입니다. 그리고 건반들 옆에 많은 버튼 들을 스탑이라고 부르는데 스탑은 액션과 바람터널을 조종합니다. 예를 들어 60개의 스탑으로 이뤄진 오르간은 60개의 바람터널을 이용해 파이프로 바람을 전달해 소리를 발생시키는 것이므로, 이는 곧 60명의 악기 연주자가 연주하는 이치와 비슷합니다.
3. 우리나라에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
우리나라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파이프 오르간을 접할 수 있습니다. 주로 큰 규모의 서당과 교회에 설치되어 있으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이나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도 클래식 연주를 위한 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양재동에 위치한 횃불선교회관에도 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있어 오래전부터 오르간 연주자들이 독주회를 가장 많이 하는 연주 장소 이기도 합니다. 오르간 연주를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생상스의 '오르간'인데, 이 교향곡은 2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고, 2악장 뒷부분부터 특유의 오르간 소리가 진중하게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오케스트라와 오르간의 만남을 이곡을 통해 느껴보시기 바랍니다.